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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미술관전시관련기사
제목 김경숙 개인전 - '소박함으로 이루어진 한국화의 은근한 색감과 조형'
글쓴이 관리자 작성일 2015-12-12 11:2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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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15-12-12 11:59:18

12월10일부터 16일까지 백악미술관 1층에서 전시중인 윤소 김경숙의 작품에 대하여 설명한 글입니다.


월간 서예 12월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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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함으로 이루어진 한국화의 은근한 색감과 조형


                                      장준석(미술평론가, 한국미술비평연구소 소장)


  평생 그림이 좋아서 그림의 꿈을 펼쳐가는 많은 작가들의 그림에 대한 애정과 마음가짐은 저마다의 개성처럼 각기 다르다. 그들의 대부분은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그리기에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좋은 작품을 남기는 경우가 많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윤소 김경숙(金敬淑)은 그림에 즐거움을 담는 꽤 행복한 화가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비록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린 지는 5년여밖에 되지 않을지라도 어려서부터 그림을 좋아했으며 평소 그림에 대해 많은 애정을 갖고 그림을 즐겨왔으므로 그림을 그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사람인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집안이 평안하였고 간혹 부친이 쓰는 서예의 묵향을 맡으면서 자랐기 때문에 그의 작품에는 봄날의 햇살 같은 따스함과 해맑음 및 행복함, 즐거움 등 다양한 정서가 공존한다. 이러한 그림은 물심양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남편의 따뜻하고 정성스런 마음 덕분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치 자연의 한 부분인 듯한 혹은 어릴 때 마음속에 고이 간직해 놓은 듯한 은은함이 남편의 훈훈한 애정에 힘입어 아름답게 형상화된 듯하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가의 수십 점의 그림들은 그다지 크지 않은 아담한 화폭들로 이루어진 것들이지만 마치 어린 아이가 욕심 없이 그린 것 같으며 맑고 여리다. 이것은 그가 오랜 세월에 걸쳐 그린 끝에 마침내 이룩해낸 잘 그려진 그림이라기보다는 부드럽고 소박한 성품에서 드러난 자연스러운 조형력에 의한 그림이라 생각된다. 따라서 마치 선비들의 그림처럼 담백하며 현란하지 않다. 이처럼 소박하고 담백한 그림은 자신의 삶에서 비롯되어 자연스러우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간미가 흐르는 조형성을 확보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삶을 긍정적인 시각에서 보고 그림을 통해 생명력을 얻는 행복한 삶의 모습이 작품 속에 그림자처럼 스며있기에 소박한 미적 조응력이 여느 작품에 비해 더욱 효과적으로 드러난다. 그리고 이 조형성에는 어린 시절에 뛰놀면서 바라본 햇살만큼이나 부드러운 추억과 그에 대한 동경 등이 감미롭게 녹아있다.


  작가는 대학시절부터 안진경(顔眞卿)체를 배우는 등 우리문화와 전통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이는 그가 화가의 길을 가게 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붓을 처음 들면서 만난 이동일선생의 지도는 한국화의 조형성에 눈을 뜨게 하였다. 그로부터 그는 한국화의 깊은 맛에 빠지게 되었으며 수묵과 채색으로 이루어진 사군자 형태에 많은 관심을 가져 예술적인 관점에서 조형적으로 진지하게 접근해 왔고, 여기에서 얻은 노하우를 독특한 조형적 이미지로서 지금의 조형 세계에 접목시켜 왔다. 또한 기법 면에서 크게 욕심을 내지 않고 내면의 요구대로 담담하게 그림으로써 오히려 순수하고 담백한 그림에 근접하게 되었다. 이처럼 담백한 그림은 소조담박(蕭條淡泊)함을 정점으로 하며 많은 화가들이 그리고자 하는 목표로서 특히 동양에서 선비들이 문인화를 그리면서 표출해내려는 최고의 미적 도달점이다. 또한 불가(佛家)에서는 충담(冲淡)으로, 노장(老莊)에서는 평담(平淡)으로 일컬어지며 미의 구현에서 최고의 덕목 가운데 하나였다.


  이번에 전시되는 윤소의 작품들은 대체적으로 담담하며 맑고 편안하다. 전통 사군자를 새롭게 보다 현대적으로 표현한 최근 작품들의 소재는 주로 매화, 화병, 난(蘭), 자연 풍광 등인데 신선한 느낌을 주며 감성이 풍부한 현대적인 그림으로 형상화된 듯하다. 그는 때로 야외에 나가 자연과 마주하며 표현할 대상과 즐겁게 마음을 주고받으면서 다양한 색의 영감을 받고 자연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을 마음에 담아오기도 하며 한국화 특유의 색과 형의 깊은 맛을 화선지에 담았다.


  특히 매화를 소재로 한 일련의 작품들은 대체적으로 조금 변형된 아름답고도 소담한 형태에 의해 꽃과 화병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또한 그의 그림은 마치 이른 봄에 개화하여 은은하고 담아한 매화처럼 보는 사람들에게 그림에 대한 부드럽고 좋은 이미지를 갖게 한다. 매화의 담아한 작은 꽃잎들이 전통 한국화의 화사하면서도 은은한 색감과 어우러지면서 은밀하게 전개될 것만 같은 형상인 것이다.


 윤소는 인간미와 소박한 성품을 지닌 여유로움을 지닌 작가이다. 이 여유로움은 곧 순수함으로서, 작가가 무의식적으로 추구해왔던 미적·조형적 실체라 생각된다. 작가의 그림에 등장하는, 조금은 단순해 보이면서도 이미지적인 상상력이 풍부한, 느낌이 있는 분위기와 색감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마치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자연의 흔적처럼 부담이 없어 보인다. 이는 아마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현실과 나(我)가 아닌 현실 너머의 순수와 동행하는 소박한 성품 때문일 것이다. 그는 욕심 없이 그림 그리기를 즐기기에 무욕의 순수함을 지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조(觀照)적인 자세로 자신의 앞에 놓여있는 대상들과 더불어 호흡할 수 있는 것 같다.


 여기에 소박하고 잔잔한 색감을 위하여 그림에 있어서 명예나 욕심을 멀리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아이처럼 그림 그리기를 즐기며 하나한 배워나가려는 자세를 견지하여 왔다. 그리고 평소의 관심사인 전통 사군자에 투영된 한국화의 조형적 매력을 보다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하였다. 이러한 한국적 조형미는 자신과 가족, 애정을 지닌 주변의 삶 및 자연성 등에서 비롯된 자신만의 미적 감흥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내면에 비추어진 이미지들을 표출해내고자 새로운 예술세계를 끊임없이 모색하며 꿈을 실어 그림을 그리는 미완의 주자이자 현재진행형의 화가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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